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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Space 空間] 카페뎀셀브즈 차상모 + 조수용
종로 거리는 언제나 새롭다. 남겨져 있는 것들과 새로 들어선 것들이 늘 그랬다는 듯 쓰윽 어깨동부를 하고 늘어서 있다. 나름대로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면 무척 다양하고 유별난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이러한 어수선함 속에서 전해지는 저음의 차분한 목소리는 오히려 우리의 청각을 자극한다. 카페 뎀셀브즈는 그렇게 눈에 띄었다. 늘 그 곳에 있었다는 착각과 함께.
무채색 풍경
이 건물은 원래 일제시대 건축된 '이명래 고약'의 가내 공장 건물. 부실한 건물을 어렵게 보강하고 이웃 대지로 증축 확장하여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건물들처럼 결코 하려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무겁고 담담한 표정뿐이다. 두터운 외벽과 투명한 유리, 그리고 목재가 어우러져 있다. 건물 전체의 느낌은 무채색 톤으로 오히려 목재의 자연스러운 색채가 살아난다. 외부에 돌출 되는 두 면의 파사드는 대부분을 전면유리로 열어놓고 목재루버로 마감하여 개방성과 폐쇄성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다. 이것은 내외부에서 느껴지는 시선을 차이를 경험하게 할뿐만 아니라 마치 종로의 거리 풍경처럼 낮과 밤이 극적으로 대비되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뎀셀브즈의 모든 디자인은 원두 커피의 다섯 가지 색채 스트라이프(Stripe)에서 출발한다.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이 줄무늬는 종이컵, 메모지 등 소품으로부터 사인보드, 인테리어, 건축공간으로 확장되어 건물의 전체 분위기를 완성한다. 작업의 매개물은 다양한 종류의 목재. 나무는 커피의 색채와 느낌을 전해주는 최적의 소재로 내외부는 물론 층별 공간까지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연출되는데 진입 시 정면에 나타나는 스트라이프 벽면은 보이드 공간으로 밀고 올라가 2층에서 다시 한번 시선을 잡아준다. 전층으로 이어주는 노출된 공간 계단실 벽면 또한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주는 대형 이미지보드 역할을 대신한다.
1층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테이크 아웃 공간은 전면을 개방하여 외부의 신선과 동선을 끌어들인다. 그 뒤 벽면을 돌아 만나게 되는 숨겨진 장방형 공간은 완전 개폐창을 통해 테라스로 확장되면서 아늑하고 운치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스트라이프에서 추출되어, 1, 2층 가구와 바닥에 사용된 브라운 톤은 밝은 벽과 대비되어 다소 무겁게 가라앉는다. 때문에 실내는 밝지만 늘 차분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이런 느낌은 더욱 깊어지는데 스틸과 블랙톤의 미니멀한 디자인은 젠 스타일의 가구에서 보여지는 색조와 디자인을 연상시킨다. 과장된 수평선은 수직선을 더욱 강조하며 높은 층고에서 느껴지는 개방감을 더해준다.
이곳의 공간들은 동색계열이지만 다른 느낌을 주는 색감의 미묘한 차이처럼 전체를 묶어주는 통일된 이미지 속에서 각각의 공간들은 차별화된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것은 같은 공간 안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밝은 것과 어두운 것, 열려진 것과 닫혀진 것,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 바라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 등 공간에서 느껴지는 여러 요소들로 인해 변화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좋아하는 자리를 갖게 된다. 목재루버를 통해서 가로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 커튼 월을 통해 외부를 보고 또 보여지는 곳, 차분하게 가라앉아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곳, 내부이면서 외부이며 시끄러움에서 벗어난 뒤 뜰 같은 곳 등 자신만의 장소를 기억한다.
타인의 취향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에서 도출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선택된다. 이러한 취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분명하다. 실로 이렇다 설명할 수는 없는 경우도 있고 굳이 설명할 이유도 없는 마음이다.
카페 뎀셀브즈는 어떤 의미에서는 '당신을 위한 공간'으로 생각되기에 다소 불친절하다. 언뜻 입맛에 맞는 음료를 눈 앞에 내놓기 바라는 사람들에게 무례한 표정으로 선택을 강요하는 듯하다. 그러나 사람을 철저히 배려한다는 것은 좋은 것을 먼저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취향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함에서 시작한다. 이것이 나와 당신의 공간이 아닌 그들의 공간에서 찾을 수 있는 매력이 아닐까 한다.
<김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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